영화를 누구와 언제 봤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디서 봤는지도 기억에 남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예전에 비행기에서 본 영화에 너무 몰입했던 나머지 눈물을 흘렸던 기억도 나는데요. 그 영화는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영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옆자리 승객도 눈물짓는 저를 보면서 조금 당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기내에서 봤던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영화관인 듯 비행기인 듯 📽
처음 기내에서 영화를 상영할 때는 필름 릴(Reel)이 탑재되었습니다. 기내에 필름이 탑재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낯설기도 한데요. 영사기가 탑재된 항공기의 모습, 상상이 되시나요? 이후 비디오테이프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디지털 파일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그 변화를 그대로 겪어왔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콘텐츠의 영역도 점점 더 넓어져서 어떤 영화를 볼까 무슨 노래를 들어볼까 고르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는 경험을 한 적도 있는데요. 실시간으로 스포츠 경기의 중계도 볼 수 있으니, 월드컵 골든골의 짜릿한 순간도 금메달리스트의 탄생도 놓치지 않고 하늘 위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 속에서 지금은 각 좌석의 모니터를 이용해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고 볼 수 있지만, 처음부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좌석에 모니터가 장착된 것은 1980년대의 일인데, 그전에는 비행기 천장에 달린 모니터를 통해서 상영되는 것만 볼 수 있었거든요. 지금도 일부 항공기에서는 안전수칙 영상을 상영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좌석마다 설치된 모니터 덕분에, 비행 중에 가끔 뒤편에서 보면 승객들의 선택을 받은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두워진 기내에서 만들어지는 비디오아트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가장 인기가 많은지 확인해보는 재미도 있고요.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
그런데 요즘은 각 좌석의 화면이 꺼져있는 모습도 많이 보게 됩니다. 좌석에 장착된 모니터를 보는 대신 각자 가지고 있는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보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항공사가 제공하는 범위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직접 가져오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죠.
일부 항공사에서는 VR을 도입하여 영화나 여행지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기내에서 보는 영화라는 경험을 넘어서서 한층 더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너무 익숙하게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는 일들도 이전에는 영화 속 장면이나 상상 속에서만 있었던 일들인 것처럼, 기내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방향도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그날이 또 올 수도 있겠죠.
변화는 빠르고, 그에 맞춰서 적응하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새로운 환경의 시작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소외되는 누군가가 없도록 고민도 많이 해야 하죠. 더 넓은 세상을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변화를 즐겁게 맞이하도록 단단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